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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주요 등장인물
- 경하: 50대의 화가이자 미술 교수. 친구 인선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도로 향한다.
- 인선: 경하의 오랜 친구로, 제주 출신의 소설가. 오랜 시간 병을 앓고 있으며,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겪은 4·3 사건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 인선의 어머니: 제주 4·3 사건 당시 끔찍한 일을 겪고, 평생 그 상처를 안고 살아온 인물.
2. 줄거리
프롤로그: 겨울밤, 제주로 향하는 길
소설은 주인공 경하가 한겨울 밤, 친구 인선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인선은 오랫동안 병을 앓아왔고,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은 경하는 그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달려갑니다.
경하는 오랜 친구인 인선을 걱정하며, 과거 함께했던 시간들과 제주에서 보낸 날들을 떠올립니다. 그녀가 제주로 가는 이 여정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인선이 간직한 고통스러운 과거와 마주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제1부: 인선의 기억, 4·3 사건의 상흔
경하가 제주에 도착했을 때, 인선은 심각한 병세로 인해 제대로 대화도 나누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직 생존해 있었고, 그녀의 기억 속에는 제주 4·3 사건 당시 겪었던 끔찍한 경험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으로, 군경에 의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인선의 가족도 그 사건의 피해자였습니다. 어린 시절 인선은 어머니와 함께 산속에 숨어 지내며 군인들의 학살을 피해 도망쳤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인선과 그의 어머니에게 평생 깊은 상처로 남았습니다. 어머니는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았지만, 남편과 가족들을 잃었고, 그 고통 속에서 인선을 키웠습니다. 그녀는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살아왔고, 그 무거운 기억들은 인선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제2부: 경하의 시선과 제주에서의 시간
경하는 제주에 머무는 동안 인선의 가족 이야기를 듣고, 그의 삶과 작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인선은 소설가로서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써왔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경하는 인선이 남긴 원고와 글을 읽으며, 친구가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가 감당해온 무거운 상처들을 되새깁니다. 인선의 소설에는 4·3 사건 당시 산속으로 도망쳤던 사람들, 군인들에게 쫓기던 아이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침묵과 고통이 담겨 있었습니다.
경하는 인선이 품고 있던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든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친구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고, 이어가는 것이 친구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제3부: 작별과 남겨진 이야기
인선은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그 시대의 아픔과 연결됩니다. 경하는 이별을 통해, 우리가 쉽게 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소설은 인선의 죽음 이후에 경하가 인선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되새기며, 제주와 4·3 사건을 기억하려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작별은 했지만, 결코 끝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목처럼, 기억을 통해 계속된다는걸 얘기합니다.
3. 소설의 주제
① 제주 4·3 사건
이 소설은 단순히 한 개인의 삶이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은 오랜 시간 동안 침묵 속에 묻혀 있었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습니다. 작가는 인선과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적 진실을 되살립니다.
② 작별하지 않는 관계, 그리고 이야기의 힘
작별은 필연적인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별하더라도, 그들의 흔적과 기억은 계속 남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③ 폭력과 상처 속에서도 이어지는 삶
인선과 그의 어머니는 극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그 속에서도 살아남았고,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경하 또한 친구를 잃었지만, 그의 이야기를 기억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그를 기립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 삶이 지속되는 방식에 대한 성찰을 제공합니다.
4. 느낀점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단순한 역사소설이 아니라, 개인의 기억과 상처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한강 특유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가 더해져, 고통스러운 이야기도 섬세하게 다가옵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제주 4·3 사건을 아는 것을 넘어, 왜 우리가 이러한 기억을 이어가야 하는지를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되어야 하며, 누군가의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한강의 이전 작품 '소년이 온다'가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루며 폭력의 참상을 조명했다면, '작별하지 않는다' 제주 4·3 사건을 통해 또 다른 집단적 아픔을 이야기합니다. 이 소설은 한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들을 아름답고도 강렬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